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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본

넷플릭스 영화 추천: 일본 영화 <실종> 후기

by 프로뉴비 2023. 6. 10.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재밌게 보았던 작품을 소개드릴까 합니다.
이전에 포스팅했던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간니발> 감독의 작품인데요.
제목과 포스터에서부터 풍기는 스릴러와 미스터리 냄새를 한번 쫓아가보겠습니다. 🧐

출 연: 사토 지로, 이토 아오이, 시미즈 히로야, 모리타 미사토
장르 및 상영시간: 스릴러, 미스터리, 드라마/ 123분
감 독: 가타야마 신조
상영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줄거리:
수배 중인 연쇄살인마를 목격한 후 포상금을 탈 생각에 들떠있던 아빠 ‘사토시’. 
어느 날, 아무런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 
딸 ‘카에데’는 유일한 가족인 아빠를 찾아 나서고, 
아빠의 일터에서 아빠의 이름을 쓰고 있는 한 남자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가 바로 아빠가 사라지기 전 목격한 연쇄살인마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를 쫓기 시작한다.

 
 

 
감독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니 <실종>이 그의 두 번째 장편, 상업영화 연출작이었고
그 뒤의 차기작이 <간니발>이었더라구요.
<실종>은 부산국제영화제와 전주국제영화제 초청작으로 아버지, 딸 그리고 연쇄살인범 세 사람의 관점을 각기 보여주며 사건이 전개되며 관객들은 시점의 변화에 따라 사건을 따라가게 됩니다.
단순한 해프닝인가 했는데 인물들의 과거나 사연에 대해 알게 되고 가족에 대해, 그리고 극복할 수 없는 무력감에 대해서도 한 번쯤 생각해보게 합니다.
그리고 영화를 보는 내내 드는 윤리의식에 대한 생각까지 그저 스릴러 영화를 보려고 했을 뿐인데 많은 질문을 받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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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용에 대한 스포가 있으니 원하지 않으시는 분들은 스크롤을 내려주세요※
 

 
카에데의 아빠 사토시는 마트에서 물건의 값을 제대로 치르지 못해 딸이 달려오게 만드는 인물입니다.
그것도 고작 20엔, 200원 부족으로요.
그리고 전철에서 연쇄살인마를 보았다며 현상금 300만 엔을 받을 생각에 부풀어있습니다.
아직 어린 카에데지만 아빠가 한심하게 보일 수밖에 없는 모습들만 나오죠.
그리고 아빠와 탁구를 치자고 약속한 그날 밤 이후
아빠는 감쪽같이 사라져 버립니다.
카에데는 늘 아빠에게 틱틱거렸지만, 아빠가 사라지자 앞이 캄캄해지는 어린아이일 뿐이었습니다.
선생님과 같은 반 남자친구의 도움으로 백방으로 아빠의 행적을 수소문합니다.
경찰서도 가보았지만 심드렁한 대답뿐이라 직접 아빠의 일터를 직접 찾아가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아빠와 동명이인의 묘하게 기분이 나쁜 남자를 만나게 됩니다.
카에데는 그를 보고 아빠가 전철에서 보았다던 손톱을 물어뜯는 연쇄살인마를 떠올립니다.

사실 저였다면 무서워서 얼어버렸을 거 같은데 카에데는 어리지만 저보다 깡도 세 보입니다.
그리고 츤츤거리지만 아빠 찾기에 진심이죠.

'아빠를 찾기 위한 전단지와 연쇄살인범의 수배전단이 함께 붙어있는 모습'

이때부터 관객들은 아빠가 저 연쇄살인마를 잡으려다 뭔가 사달이 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아빠의 일터에 아빠와 같은 이름을 쓰는 지명수배범이 아빠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으니까요.
카에데는 이후 아빠가 운영하던 탁구클럽에 갔다가 다시 연쇄살인범 야마우치를 만납니다.
그와 숨 막히는 추격전을 벌였지만 결국 그를 놓쳐버리지만 그에게서 빼앗아온(?) 바지에서 아빠의 핸드폰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한적한 바닷가의 남녀의 모습,
그리고 바다풍경을 보다 투덜대는 여자를 데리고
빈집에 들어가 야마우치는 의식을 위한 준비를 합니다.
이번에는 살인범 야마우치의 이야기입니다.
그녀의 목을 조르다 누군가에게 들켜 도망치게 되고
이후 호의를 보였던 할아버지의 집에서 자신이 피를 보면 흥분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집주인 할아버지를 죽인 뒤, 그 집에서 주인보다 더 주인처럼 편안하고 한적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모습이 너무 자연스럽고 평화로워보여 소름이 돋더라구요.
그는 SNS를 통해 자살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에게 도움을 주는 척 살인을 했고, 결국엔 연쇄살인마가 된 거였죠.
도대체 어떻게 된 걸까 뒷이야기가 너무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아빠 사토시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는 사실 삶의 '전부'였던 아내와 카에데, 세 사람이 함께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아내가 병으로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고, 행복한 일상이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아내의 재활센터에서 사토시와 야마우치가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카에데가 몰랐던 아빠의 진실을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 사토시 역할을 맡았던 사토 지로 배우는 여기저기서 낯이 익었던 배우인데
개그 이미지가 강해서 이런 작품에 주인공으로 나오는 게 신선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후반에 갈수록 진지한 연기도 좋아서 이 배우가 정말 연기를 잘했구나 새삼 느꼈습니다.
아내를 위해서, 아내를 사랑해서 그러한 선택을 했던 것이 어떤 마음인지 공감이 가지만 또 윤리적으로 잘못된 선택이라는 걸 사토시도 알았겠죠.
알면서도 아픈 아내를 지켜만 보아야 하는 것, 그리고 아내가 원하는 것, 아내를 위한 옳은 선택에 대해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
이 부분도 나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계속 머리에 맴돌더라구요.

 
 사토시와 야마우치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지금 바로 넷플릭스에서 <실종>을 검색하시길 바랍니다.😉



실종의 바탕이 되는 아빠가 수배범을 목격했다는 이야기는 감독 본인의 이야기라고 하는데요.
사건의 당사자는 아니지만, 아버지가 우연히 지명수배범을 목격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처음엔 반신반의하다 나중에 뉴스를 통해 아버지와 같은 전철에 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아버지가 달라 보이며 인상적인 사건이었다고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그리고 카에데와 아빠의 마지막 탁구 랠리씬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아빠와 딸의 심리전'이라는 영화평을 마지막에서 확실히 이해하게 되었거든요.
그리고 '드디어 찾았어'라는 카에데의 대사에서 복합적인 감정이 듭니다.
카에데는 처음엔 단지 아빠를 걱정하며 행방을 쫓았고,
아빠를 찾게 된 이후에는 아빠가 숨기고 있던 진실에 다가가게 되고, 그 진실을 알게 된 뒤에 차마 모른 척할 수 없었던 거겠죠.
그리고 눈물이 가득한 눈으로 장난을 치며 자신이 이겼다고 합니다.
탁구공은 없지만 네트 위의 랠리 소리가 이어지며
두 사람 사이의 침묵과 사이렌 소리가 들리며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감독님도 마지막 씬은 랠리를 통해 두 사람 사이의 대화처럼 보이도록 연출했다고 합니다.
두 사람사이에 있는 네트는 '경계'를 의미하고,
선악의 경계선처럼 일상에서 결코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이었다고 합니다.
<실종>에서 탁구를 통해 선과 악 사이를 오가는 지혜와 부녀의 상호작용을 시각화하여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이전부터 보려고 벼르던 작품이었는데
생각보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게 만드는 영화라 너무 재미있게 감상했습니다.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나였다면, 내 주변 사람이라면 하는 생각과 질문으로 머리 속이 가득 찼는데요.
웰메이드 스릴러 영화, <실종>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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